film(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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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Mr.Brooks 포스터.
전달하는 내용이 너무나 분명한(빤한) 포스터이다. 일상생활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연쇄살인범이 주인공이라면, 당연히 제일 기본적으로 생각나는 컨셉이 이런거겠지. 근데 뭔가 낯익었다. 정장을 입고 정면을 바라보는 남자. 그리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그림. 개념의 전달. 마그리트의 위 그림들이 막연히 떠올랐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마그리트 전을 못 갔구나. ㅡ.ㅡ 그건 그런데, 다분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꼭 이렇게 싼 느낌으로 광고를 해야하나. 살인의 스타일이 달라진다니... 이 영화는 그것 이상이다.
2007.09.10 -
화려한 휴가.
Bloody Sunday. 2002년 작. Paul Greengrass 감독.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 수상작. 1972년 북아일랜드의 데리에서 평화롭게 행진하던 시위대를 영국군 공수부대가 유혈진압한다. 이 영화는 영국군의 불합리한 유혈진압과 이 영국군의 손을 들어준 영국에 대한 저항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분명히? 그 저항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말로 외쳐야 하는걸까? 눈물 쏟으며 음악깔고 감정에 호소해야 하는걸까? 아니다. 이 영화에는 음악이 없다. 그리고 주인공도 없다. 다만 어떤 사람들이 이 사건의 중심인물들인지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에게 일어나는 사건을 냉정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완전히 다큐멘터리 같다. 그것도 연출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은.. 주장은 분명히 보이지만, 그 주장은 다..
2007.08.28 -
"화려한 휴가" 포스터.
(포스터 출처는 naver) 영화의 주된 느낌을 전달할 것인가? 아니면 포스터를 본 사람의 뇌리에 어떤 이미지를 새기는 데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영화가 자신 없으니까 포스터에 이 영화 재밌다고 한껏 광고할 것인가? 아니면 포스터의 조형미 자체에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배우들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울 것인가? 위 포스터는 영화의 주된 느낌을 표현하는 척 하면서 배우들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상업적인 마케팅이라고 한다면, 뭐 할 말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꼭 그런걸까? 이 영화가 전달해야 하는 느낌과, 이 영화가 전면에 내세워야 할 이미지와 주제가 바로 이런 장면이라 생각한다. 누구의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시대와, 피와, 시민과, 두려움과, 절박함과, 공수 전투복과, 곤봉과, 화창..
2007.08.21 -
"조디악"
데이비드 핀처. '세븐'과 '파이트 클럽'만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의 한 명이 되었다. 그 동안 이 양반이 영화 안 찍고 뭐하나... 생각 했었는데, 오랜만에 들고나온 영화가 바로 이 "조디악"이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미국에서 실제 존재했던, 그리고 미결사건인 '조디악'사건으로 스릴러 영화를 만든다". 이런 소문만으로 기대감을 갖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드디어 개봉. 이번 주말, 역시나 혼자서 두 편의 영화를 메가박스에서 감상했다. ㅜ.ㅜ 한 편은 조디악, 한 편은 화려한 휴가. 영화를 혼자 보게 되면 둘 중 하나다. 그 영화가 보기에 별로 였다면 자책과 더불어 돈과 시간이 배로 아깝고, 영화가 좋았다면 혼자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방해받지 않고 혼자 여운을 곱씹을 수 있으니까. ..
2007.08.20 -
"라따뚜이" 보았음.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이 계속 발생하면서 이야기가 쉴틈없이 달려간다. 일단 재밌다. 스토리적으로나 화면적으로나 쉬는 시간이 별로 없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픽사의 애니메이션들은 이제 배경과 등장인물 만으로도 스펙타클하다. 그리고 이 작품은 주제도 꽤나 진중하게 다룬 느낌이다. 좋은 영화의 기본은 무조건 좋은 시나리오다. 라는 명제. 네러티브를 가지는 영화에 한한다면 거의 100% 동의한다. 이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다. 이야기가 재밌다. 근데, 정말 이 영화의 장점이 이야기에서만 오는가... 라고 묻는다면 그건 좀 반대다. 갈수록 놀라는 것이 캐릭터들의 표현력이다. 정말 철저한 연구에서 나오는 결과인 듯 하다. 분명히 그려진 캐릭터들의 연기와 섬세한 감정 표현력이 정말 하늘을 찌른다. 이건 분명 발전이다. 근..
2007.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