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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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1.
그간 너무 뜸했다. 올해의 1/3이 벌써 지나가려고 한다. 왜 이렇게 세월이 빠른건지. 날마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 중. 새로운 일도 아니지만. 요즘 다니는 중 나름 세운 원칙 하나가 있다면... 한 번 갔던 코스로는 절대로 다시 가지 않는다는 것. 출발지와 목적지는 같다고 하더라도 자꾸 새로운 길을 발견하려고 노력중이다. '자연스럽게 몸에 배는 머리가 좋아지는 습관'이라는 책에서는 출퇴근 길만 바꿔도 뇌가 움직인다고 얘기하고 있더라. 그런데 내가 이런 선택을 한 이유가 무슨 두뇌 트레이닝을 위한 것은 아니고, 첫번째는 매일 가는 똑같은 길이 지루하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새로운 길의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오늘은 랜덤으로 갈 길을 잡다가 풍납토성옆을 지나갔다. 만날 이름만 듣던, 매일 ..
2008.04.22 -
빵꾸!!
위 그림. 아는 사람은 당연히 아시겠지만, 네이버에서 연재되었었고 얼마 전에 끝난 만화가 메가쇼킹의 '혼신의 혼, 신혼여행'의 한 장면이다. 내용은 신혼여행으로 자전거 전국일주를 한 작가 자신과 부인의 이야기. 당연히 온갖 현란하고 야릇한 단어들의 조합이 난무하는 메가쇼킹식 만화. 자전거. 자전거가 중요하다. 위 장면처럼 내가 드디어 오늘! 처음으로! 전혀 무리없이! 자연스럽게! 버벅대지 않고! 첫 '빵꾸'를 때웠다. 정말 자신감이 염통가득 벅차올랐다. ㅎㅎㅎㅎ (저 나이에 쯧쯧... 이라는 반응들은 하지 말아주시길. 저 만화의 작가와 나는 동갑이다. 염통은 나이랑 상관없는거다!) 뭐 그건 그렇고. 이 만화가도 나름 꽤 유명하신 분이라, 언론에 자주 등장하신다. 그 중 어떤 신문과 한 인터뷰를 본 적이 ..
2008.04.10 -
공룡.
최인훈의 '화두'의 머리글에 이런내용이 나온다. "인류를 커다란 공룡에 비유해 본다면, 그 머리는 20세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바야흐로 21세기를 넘보고 있는데, 꼬리 쪽은 아직도 19세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진흙탕과 바위산 틈바구니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짓이겨지면서 20세기의 분수령을 넘어서려고 안간힘을 쓰고있다 - 이런 그림이 떠오르고, 어떤 사람들은 이 꼬리부분의 한 토막이다. -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물론 20세기 끝물에 나온 소설이므로 시간적 배경은 현재와 다르다. 자전거를 타다가 이 구절이 생각난 것은 청계천을 지나갈 때 였다. 온갖 종류의 상가들이 무지하게 길게 늘어서 있고 복잡하다. 길가에 세워진 트럭에는 줄기차게 짐들이 올려졌다 부려졌다 하고, 사람들이 끊임없이 지나다닌다. 이 틈을 짐을 ..
2008.03.02 -
2008.02.23.
1. 이런저런 잡생각들. 구상이 있으면 그것을 이룰 action이 필요. 2. 흥미롭게 느껴지는 포토샵. 3. 오마이뉴스의 자전거 관련기사를 찾아 읽음. 우리나라 자전거 문화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사람들의 '인식'이라는 기사들에 많은 공감을 했다. 흔히들 자전거 선진국들과 비교해서 이나라의 자전거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전용도로 같은 인프라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것만 중요한게 아니라는 거다. 그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다르다는 거다. 자전거가 삶속에 깊숙히 정착하려면 그것은 교통수단이고 생활이어야 하는데, 우리는 너무 '레저'와 '매니아'들의 문화라는 거다. 타는 사람들은 이것들로 자신을 과시하고 폼을 잡는다. 웃긴 것은 자전거가 차도를 달리면, 제대로 차려입은 좋은 자전거..
2008.02.24 -
자전거 현황.
자전거 밖에 세워 놓고, 누가 훔쳐갈까봐 속도계를 빼두고 술을 먹다가, 그 속도계를 잃어버린 부끄러운 과거 이후 ㅡ.ㅡ 주행거리나 속도에 대한 기록들을 못해왔다. 총 주행거리에 대한 측정기록이 없어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오히려 '자전거는 생활'이라는 모토가 더 분명해진다. 속도니 뭐니 하는 스포츠적인 요소에 신경쓰지 않고, 날씨의 지나친 간섭을 받지 않는 날이라면, 웬만한 장소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려고 한다. 암사동에서 대학로 정도는 왔다갔다 하고, 밟을 때는 나름 열심히 밟는다. 운동, 교통, 환경, 건강, 새로운 지리, 새로운 공간인식, 새로운 정서, 재미. 그닥 비싼건 아니지만 지금 자전거에 정이 더 가고, 탈 때도 자전거바지 보다는 청바지를 입고 타게 된다. 전에 산에가는 작품을 할 때 구비했..
2008.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