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29.

2007. 9. 29. 22:45journal

회사 갔다가, 퇴근 길에 한남대교 까지 다녀옴.
아랫쪽 허리가 아프던데, 이게 원래 이런건가? 아님 자세나 자전거에 문제가 있는걸까?

암튼.
한강 자전거 도로도 붐빈다. 청담에서 영동, 성수까지는 길이 좁은데 이 좁은 길에 걷는 사람, 달리는 사람, 느린 자전거, 빠른 자전거, 자전거 무리, 인라인 무리 등이 함께 다닌다. 자전거를 밟아대면 그것도 자동차가 달리는 만큼 속도가 나오던데, 이 속도로 사람들 옆에 색색 스쳐간다. 물론 내 옆도 스쳐가고.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비껴가기... 초보라 그런지 좀 서늘하기도 하다. 그리고 자전거에 올라탄 사람들이 걷는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나름 '차선'도 있는데 이것도 무시하는 경우도 많고, 사람들이나 자전거무리가 횡대로 길을 막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자전거 도로에 애가 앉아 놀고 있고, 부모는 길가에 앉아있고, 그 애를 피해 자전거가 씽씽 지나가는 것도 봤다.

뭐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문화, 혹은 어느 정도 인정된 도덕률이 필요하다. 이것은 자연발생되거나, 누군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해서 만들어질 꺼고, 필요하다면 법이 만들어져서 강제될 것이다.

'한강시민 공원 및 자전거도로 이용에 관한 법률'  ... ㅡ.ㅡ 좀 깬다.

결국 사람들의 인식인데, 자전거 동호회 같은데 가보면 자기들의 입장만 얘기한 글들이 많다. 비켜주지도 않는 다는 둥, 왜 이렇게 느리게 걷냐는 둥, 사람이 인도로 걷지, 자전거 도로에는 왜 나오냐는 둥... 이건 좀 아니지 싶다. 자기들의 입장만 악다구니다. 걷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전거가 무섭다. 소리없이 다가와 쌕~ 하고 지나간다. 자전거를 타는 입장에서도 마구 달리는 사람들은 무섭다. 분명히 내쪽차선인데 반대차선으로 마구 달려와 훅~ 하고 지나간다. 인라인도 마찬가지다. 인라인은 차지하는 공간이 넓다.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니 비껴가기도 애매하고, 또 속도도 빠르다. 뭐 나도 이런저런 이유로 누군가에게는 짜증나는 사람이겠지.

결국 누군가 중지를 모으고, 의견을 수렴해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를 퍼뜨린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준삼을만한 뭔가가 될꺼다. 이걸 공공기관, 혹은 지자체에서 해주면 더 좋겠지.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자전거 정책을 펼치겠다고 하는데, 이런저런 시설 만드는 것도 좋지만 한강공원과 자전거도로의 합리적이고 안전한 이용'안'같은 것을 제시하는 건 어떨까?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한 줄로 타랬다가 두줄로 타라고 한다고 이래저래 말들이 많은데, 별 것 아니라 바로 이런거다. 누가 두줄로 타라는데 에스컬레이터 걸어올라간다고 잡아가냐? 그냥 사람들의 머리속에 이렇게 해야지. 라고 박히는 무언가다. 이런걸 만들어가는게 '문화'인거 아닌가?

예전에 본 어떤 다큐에서, 자전거 선진국이라는 독일의 어떤 공무원하고 인터뷰를 했는데, 독일정부도 많은 노력을 했고, 한국은 열심히 노력하면 30년 후에는 그렇게 될 수 있을꺼라 얘기하더라. 좀 열받더구만.

.... 흠. 쓰다보니 일기가 길어졌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