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21.

2008. 4. 22. 10:10journal

그간 너무 뜸했다.

올해의 1/3이 벌써 지나가려고 한다. 왜 이렇게 세월이 빠른건지.

날마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 중. 새로운 일도 아니지만.
요즘 다니는 중 나름 세운 원칙 하나가 있다면... 한 번 갔던 코스로는 절대로 다시 가지 않는다는 것.
출발지와 목적지는 같다고 하더라도 자꾸 새로운 길을 발견하려고 노력중이다. '자연스럽게 몸에 배는 머리가 좋아지는 습관'이라는 책에서는 출퇴근 길만 바꿔도 뇌가 움직인다고 얘기하고 있더라. 그런데 내가 이런 선택을 한 이유가 무슨 두뇌 트레이닝을 위한 것은 아니고, 첫번째는 매일 가는 똑같은 길이 지루하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새로운 길의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오늘은 랜덤으로 갈 길을 잡다가 풍납토성옆을 지나갔다. 만날 이름만 듣던, 매일 지나던 길 옆에 한 두 블럭만 들어가면 이곳이 있다. 내 여태까지의 무관심에 다시 한 번 놀라는 기회이기도 했는데, 암튼 기분은 새롭더라. 아마도 강풀의 만화 '바보'에 등장하면서 더 유명해 졌을텐데, 끝자락의 조금만 보다가 다 둘러보니 생각보다꽤 길더라. 토성 안에 자전거는 못 들어가기에 옆 길을 따라 달렸는데, 잔디가 푸른 야트막한 언덕은 동그란게 꽤 귀여운 느낌을 준다. 사적 몇 호라고 하던데... 그리고 한 쪽으로 이 토성을 따라 늘어선 집들은... 뭐랄까... 굉장히 서민적이면서 뭔가 색다르다.

전략적으로 따지면 저만한 동산이 전쟁에 무슨 도움이 되었을까 싶기도 한데... 여기서 그런 생각은 쓸데없는 것일꺼고 ㅡ.ㅡ.  암튼 이런 것들이 일 나가고 들어오는 길들을 꽤 즐겁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당연히 시간이 흐를수록 돌아가는 길들이 멀어지게 된다. 자전거 위에 있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길어진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