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샵.

2008. 6. 26. 21:42journal

새 자전거를 사기로 맘을 먹으면서, 나는 먼저 자전거 샵부터 골랐다.

자전거는 그냥 한 번 사고말면 끝나는 그런 물건이 아니다. 유지보수관리가 필요하고, 지식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는 영역이 무지하게 많다. 수리 및 업그레이드도 그렇고, 자전거에 관해 이것저것 묻고 배울 수도 있으며,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정서적 모임공간이 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자전거 샵은 중요하다. 인터넷 동호회가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던 시절. 자전거 동호인들은 샵 중심으로 뭉쳤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갈만한 자전거 매장들을 돌아다니면 간을 봤다. 확실히 큰 매장들은 물건도 많고 좋지만, 주인이나 종업원들이 상혼에 찌든 경우가 많다. 그리고 어떤 곳은 사장이 자전거를 너무 모른다. 그러면서 돈 있는 손님들에게 아양을 떨면서 비싼 자전거와 비싼 의류등을 팔고, 손님들도 그것을 좋아한다. 또 어떤 곳은 너무 폐쇄적이다. 낯선 손님을 별로 반가와하지 않는다. 그 가게 동호인들 만으로 장사가 되는 모양이다. 심지어 어떤 매장은 무슨 호텔이나 나이트같이 손님이 어떤 자전거를 타고 가느냐에 따라서 대우가 달라진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동네의 한 가게를 찾았다. 일단 사장님이 친절하고, 재미있으며, 자전거를 좋아한다. 조그만 규모에 적당한 자전거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장님이 타시는 자전거들이 몇대가 있어서 이 자전거들로 시승을 하기도 한다. 기술적으로도 딸려보이지 않았으며 가격도 합리적으로 보였다.  한 번 다녀와본 이후 이 가게에서 자전거를 사기로 맘을 먹었다. 자전거를 사면 그 다음에 딸려오는 용품들도 거기서 산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어제 이 가게에 전화로 문의와 주문을 했다.

물건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 오랫만에 찾아갔다. 전에 한 번 왔을 때 이 가게가 맘에 들어서 여기서 사기로 마음먹었었고, 그래서 어제 물건을 주문하게 되었다고 어쩌고저쩌고 했다. 자전거 조립하는 걸 구경하고, 사장님 부부와 자전거와 물품에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사장님의 포켓로켓을 타보고, 커피얻어먹고, 아이스크림도 얻어먹고 그러고 왔다. 가게도 잘 골랐고, 자전거도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여기서 접이식을 하나 추가로 살까 하는 생각을 했다. 스트라이다 정도 하나 사서 오마니 타시라고 하고, 나도 타고.  

전에 갔을 때는 미니벨로 전문점처럼 보였는데, 물건이 좀 변한 것 같아 물어보니 미니벨로와 로드 중심으로 체질변환을 하려고 하신단다. MTB는 싫단다. 나도 그런데 말이지.

나중에 자전거타고 지나다니면서 차나 한잔씩 얻어먹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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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알려드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