鄕愁.

2008. 6. 1. 11:07journal

'no country for old men'에 대한 글을 쓰다가 몇 번을 날려 먹은 후.
짜증나서 글을 잘 안 올리게 되더라.

그런데.
요새 재미있는 일이 생겨서.

나는 1974년생이다.
386들은 486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하는데 나는 그 세대는 아니다.
뭐 당시에 사람들이 분류하기를 X세대라고 했다. 탈정치세대라던가.

뭐, 맞는 말이다.
우리는 선배들이 한참 싸우던 시절 이후에 대학에 다녔다.
물론 그 분위기가 남아있기는 했지만, 심각한 시절은 아니었다.
그 심각했던 시절은 내가 어릴 적 겪었다.

1980년대에 나는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중학교를 다녔다.
그때 내가 살던 동네...

나는 거기서 동네 형들과 야구를 했고, (물론 그때도 지금의 나였기 때문에 잘 못했다.)
자전거타는 법을 배웠고, (지금 잘 써먹고 있다.)
처음으로 집에 전화가 들어오는 순간을 숨죽이며 지켜봤고,
지나가는 같은 동네사는 한 반의 예쁜 여자아이를 숨어서 훔쳐봤고,
동네사는 고등학교다니는 형들을 무서워했고,
'깐돌이'라는 강아지와 같은 베게를 베고 잤으며,
동네에 대학다니는 형의 집에서 부러워하며 LP를 들었고,
(아마도)500원씩인가를 내며 동네 비디오가게에서 콤바트라V를 비롯한 다른 만화와 영화들을 봤다. 한 번 돈내면 두번을 보여줬다.
피아노학원에 다녔었고, (역시 거기에도 예뻐서 좋아했던 아이가 있었다),
이발소에 가서 아저씨한테 늘 '상고머리'를 주문했고,
오마니 몰래 오락실에 가서 3인칭 플라잉 오브젝트 슈팅게임 (갤러그, 제비우스 등)을 했다.
 
그리고.
늘 최루탄 냄새를 맡았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내가 살면서 거쳐온 대통령들이다. (꽤 많네 ㅡ.ㅡ)
내 성장기였던 80년대에는 전두환, 노태우였다.

요즘.
내가 뽑지않은 새 대통령께서.
자꾸.
나의 80년대를 생각나게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