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거꾸로 돌아가는 이 때에, 주책맞은 생각 하나.
스타킹과 레깅스에 정확히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른다. 그래도 이름이 다른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겠지. 소재라던가 신축성이라던가 두께라던가하는 물리적 차이도 있을 것이고, 아마도 언제는 뭘 입어야 하고 언제는 뭘 입으면 안되는 지에 대한 패션, 혹은 문화적 차이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남자들은 절대 모를, 이를 입은 여자들만 아는 심리적인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내가 보는 스타킹과 레깅스의 차이는 '두께'다. 스타킹은 얇고 레깅스는 두껍다. 근데 이 두께라는 것이 의미를 좀 가지는 것 같다. 일단은 보온성의 차이가 있을꺼다. 사실 나도 검은 스타킹을 신어 본 적이 있다. (상상하지 마시라. 의상도착증아니다.) 강원도 양구에서의 동계훈련... 아시는 분은 아실꺼다. 윽. 그 추위를 막아보기 위해 병사들은 할 수 있는 모든걸 다 한다. 스타킹이 따뜻하다는 정보가 입수되었고 구입했다. 처음 신었을 때의 그 느낌은...... 험. 결론만 말하자면 스타킹 별로 안 따뜻하다. 겨울에 미니스커트에 스타킹만 신고다니는 여자들... 대단하다. 신어본 적은 없지만, 쫄바지 같은 레깅스는 스타킹보다는 분명 따뜻할 것 같다.
두번째가 중요한 점 같다. 레깅스의 두께는 이것을 스타킹같은 개념이 아닌 '옷'으로 만들어주는 것으로 보인다. 윗 옷을 긴 것을 입고 아래에는 레깅스 하나만 입는 경우도 많다. 내가 주목하는 경우는 치마에 스타킹 대신에 레깅스를 입는 경우이다. 다리가 안 이뻐서 치마를 입기 힘들다는 얘기도 들어봤고, 짧은 치마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그리고 여자로서 치마를 입는 것은 뭔가 드레스업하는 느낌이고, 입고 다닌다는 것 자체가 이모저모 상당히 신경쓰이는 일인 모양이다. 그런데 레깅스의 '두께'라는 것이 다리 모양이나 치마길이같은 것, 그리고 기타 신경쓰이는 요소들을 완화시켜주는 모양이다. 옷 안에 옷을 하나 덧입은 느낌으로 말이다. 심지어는 레깅스 위에 치마를 입고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 계신 분들도 목격될 정도다.
결론내기가 좀 애매한데, 보기 좋다는 거다. 덕분에 다리가 못생겼건 예쁘건, 뚱뚱하건 날씬하건, 편하게 치마를 입는 여자분들이 많아진 느낌이다. 당당해 보여서 좋다.
오해는 마시라들. 다리가 많이 보여서 좋다는게 절대 아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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