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07.

2007. 11. 7. 23:53journal

     동생에게 맡겨두었던 자전거를 찾아 성수에서 귀가.
     간단하게 말해 한강 자전거도로는 올림픽대로이며 강변북로이다. 빨리 달릴 수 있고, 막히는 곳 없이 편하게 달릴 수는 있다. 근데... 지루하다. 집에서 회사까지의 출근길이 그렇다. 계절이라던가, 확 달라진 풍경이라던가, 혹은 재미있는 이런저런 모습들이 있지 않으면 주변을 느끼면서 달리지 않는다. 오로지 속도계와 지나가는 차들과 보행자들과 다른 자전거, 인라인들만 보게 된다. 말 그대로 '교통'이다. 뭐, 물론 이 개념도 나쁘지 않다. 그래도 맨날 보는 것들 지루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교통'이 되는 것도 자전거의 매력이지만, 내키는 대로 새로운 곳을 편하게 달릴 수 있는 것도 자전거의 매력이다.  
     성수에서 출발하려니 빨리 가잡시고 한강길을 찾게 되었고, 처음으로 한강을 오른 쪽에 놓고 동쪽으로 달렸다. 북쪽길도 같은 자전거도로인데,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뭐랄까... 남쪽길은 올림픽대로 같은 느낌이다. 쭉 뻗었고 경사도 많지 않다. 길을 만들기 위해 앞을 밀어버린 느낌이다. 달리기는 편하지만 그닥 '느낌'이라 할 것이 없다. 그런데 북쪽길은 다르더라. 강변북로가 생기고나서 한참후에 88올림픽 전에 올림픽대로가 생긴 것이라 알고 있다. 강변북로는 이전에 만들어서 그런지 뭔가 불편하다면 불편하고, 복잡하다면 복잡한 느낌이다. 밀어서 길을 만든 것이 아니라 각각의 길의 환경에 적응해서 길을 만들었달까? 분명히 계획적으로 편하게 잘 만들어진 느낌은 아니다. 그런데 내가 달려본 북쪽 자전거 도로도 이 느낌을 닮아있었다. 길의 커브가 많고 오르막 내리막이 많고, 바로 옆으로 차가 달리는 길도 있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건조한 콘크리트의 느낌이 강해 여러가지 가로등이나 나무들과 더불어 비쥬얼도 신선했다. 자주 강을 건너 북쪽을 달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북쪽 자전거 도로의 동쪽 끝은 광진교. 딱이다.
     오늘의 수확 하나. 잠실철교에 자전거가 건너기에 그렇게 훌륭한 길이 있는지 몰랐다. 길도 널찍하고 차도 안다니는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길이 있더군.

일에 있어서는 아쉬웠던 하루. 방향이 달라질꺼다. 앞으로.